브라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축구 해설을 그만둔 차범근
EPL 축구가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SBS 중계진의 해설 덕분이다. 박문성, 장지현, 김동완 해설과 배성재, 이재형, 조민호, 김일중, 정우영 캐스터까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차범근과 차두리가 합류하며, 자기들을 ‘SBS 유나이티드 FC’라 부르기도 했다. 나는 이 사람들이 해주는 축구 중계가 너무 좋다.
“방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는 무한대로 많아졌고 표현의 수위도 끝없이 넓어졌다. 예전에 우리가 지켰던 방송의 엄격함이나 품위는 고루하고 재미없는 답답한 것들이 되고 말았다. 이제 방송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그게 정치건 스포츠건 무겁고 신중한 방송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건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 차범근
차범근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중계가 될 것이라 말해왔고, 월드컵이 끝난 후 SBS와의 계약은 연장되지 않았다. 80%를 넘는 응답자가 월드컵을 SBS로 시청하겠다던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월드컵 시청률 경쟁에서 SBS는 꼴찌가 되었다.
“시청율 상관없이 마지막까지 품위를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자.”
이번 월드컵에서 SBS 중계는 제일 품위있었다. 축구에서 필요한 위트를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4년에 한 번 오는 ‘월드컵 각설이’도 아니었다. 필드에 나가 축구를 하고 온 것처럼 땀을 흘리며 해설을 하던 해설위원 차범근은 이제 다시 볼 수 없겠지만, ‘차붐’ 차범근은 오래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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